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[시 낭송] 쉽게 씌어진 시, 윤동주 /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| 허희의 책갈피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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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허희의 책갈피 작성일21-01-13 00:00 조회0회 댓글0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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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를 소리 내어 읽습니다.
오늘 읽을 시는 윤동주의 '쉽게 씌어진 시'입니다.



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
육첩방(六疊房)은 남의 나라,

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
한 줄 시를 적어 볼까,

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
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

대학 노-트를 끼고
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.

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들
하나, 둘, 죄다 잃어 버리고

나는 무얼 바라
나는 다만, 홀로 침전하는 것일까?

인생은 살기 어렵다는데
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
부끄러운 일이다.

육첩방은 남의 나라
창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,

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,
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의 나,

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
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.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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Music provided by 브금대통령
Track : https://youtu.be/NVZDvCEdMV0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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